가을
단풍잎 편지
목이 긴 사슴
2010. 11. 8. 20:34
잎새들은 오들오들 떨며
바람에 흔들
빗방울에 흔들
광대놀음하다가
어느새 땅으로 추락할 준비를 하네
오늘
내일
모레쯤
가을 햇살만 따사롭게 내비치겠지?
내 몸을 붙사르며 인생 끝까지
앞만 보고 질주했는데......
한스무날만 세상에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단풍구경 세상 모두 만세
그냥 보내기엔
서러워서
꽉 붙잡고 싶지.
오래도록 단풍나무에 붙어 있으렴
아직 시기가 아니니
기를 쓰고 찐득이처럼 붙어 있으렴
사방에서 수십만명이 몰려와서
너를 찬양하며
카메라 셔터 누르느냐
불타오르는 정열의 화신앞에
모두 넋이 나가
제자리에 멈춰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