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늦가을에 산을 올라가며

목이 긴 사슴 2012. 11. 17. 20:25

늦가을에 산을 올라간다.

엊저녁에 비가 내려서

단풍잎마다 물을 흠뻑 머금었다.

아직 햇빛은 비추지않아 나뭇잎은 한기를 느끼며

늦가을 아침을 보낸다.

엊저녁내내 바람이 세차게 불었는지

산길은 참나무이파리로 홑이불 덮었다.

이불무늬는 갈퀴나무 뾰족뽀족

기다란 손가락 

아직은 나무에 붙어있어야하는데

참나무 녹색이파리 너무 빨리 떨어졌다.

좀 더 있다가 떨어지지

나무는 겨울준비를 하느냐

자기 몸을 홀가분히게 만들고 있구나!

우리엄마도 저 녹색이파리처럼 좀 더 빨리 천국으로 갔나보다.

빗물을 머금어서 낙엽마다 깨끗하다.

낙엽을 밟으며 산을 올라간다.

발이 낙엽에 흠뻑 빠져서 미끄러지기도 하고

지금 나무가 단풍 든 나뭇잎을 안고 있다.

단풍든 나무가 조금만 더 안고 있으면 좋으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