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겨울산과 산새

목이 긴 사슴 2012. 12. 19. 19:40

겨울산이 휑하니 서있다.

무성했던 이파리

  어디론가 모두 사라지고

주욱 늘어진 가지엔  겨우살이가 보금자리를 틀었다.

거기에 굴거리나무가 푸르른 잎을 아래로 축 처진 채 

겨울바람을 맞고 잇다.

높디 높은 감나무 가지엔  

땡감 그것도 아주 작은 감

너무 높아서 사람이 따갈 수 없는 감

까치밥이나 하라고 놔두었더니

오늘 아주 먹음직스럽게 탱탱탱

날이면 날마다 햇빛을 받으며 찬바람에 시달렸어도

먹음직스런 재래종 감

그 감나무에 산새들이 떼지어서 놀고 있다.

감을 부리로 쪼아먹고....

홍시감이 떨어져  내 입속에 들어가면 좋으련만

아깝게도 땅에 뒤범벅될라고 한다. 

 

서래봉 못가서 나무옆에서 쉬는데

조그마한 산새 내 옆에 와서 서성이는 거야

내가 자유시간을 한번 베어먹고 있는데

어디 한번 먹어봐라 장난치고 싶어서

손바닥에 놓고 새옆에 손을 내밀었더니

산새가 내 손의 자유시간을 한번 쪼아먹는거야

아 ! 홍콩이나 싱가포르 열대지방새들만 사람한테 오는 줄 알았더니

이게 웬일이야!

한번 쪼아먹고 단맛에 맛들여져 도 내게로 왔어

아 그런데 단번에 부리로 자유시간을 찍더니

부리로 물고 날아가는거야

자유시간 조각을 나무밑에 놓고 계솟 쪼아대는데

그렇게 조아대면 네 머리 박살 안나니?

부리힘이 얼마나 좋은지 마구 쪼아대는거야

나무위로 올라가서 부리를 비벼대고

 내려와서 자유시간 부리로 쪼아대고

오늘은 산새와 친구가 되어 산에서 이야기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