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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산 일기
목이 긴 사슴
2013. 2. 1. 21:09
하얀 눈이 부시시 땅으로 내린다.
수없이 많은 조그맣고 둥근 눈송이
한발자국 걸어갈 때마다
비단길 걸어가네
모자위에도 살포시 눈이 쌓이고
잠바모자위에도 하얀 눈이 살포시 쌓인다.
떡가루를 머리에 이고서
산정상으로 허리를 굽히며 올라간다.
돌팍계단 미끄러워 조심조심
단풍나무는 아직도 빨간 단풍잎이 말라
여전히 나무에 달라붙었다.
하얀 도화지위에 빨간 손
너무 살포시 내려 나무에 앉아있네
어쩌다 세찬 바람에휩쓸려
눈덩이 여기저기 눈세례 퍼붓는다.
하이얀 솜털 벌거벗은 나무에
몇겹으로 쌓여서 솜털이불 만들었다.
아무도 오지 않는 추운 겨울산
그러나 가끔 등산객들이 발자국을 남기며
겨울산을 헉헉거리며 올라온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겨울산에서
모든 아픔을 토해내며 새롭게 시작할려고 하는가 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