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오월애 떠나버린 임

목이 긴 사슴 2013. 5. 18. 16:48

송이송이 아카시아 탐스런 꽃송이에

 그만 동상이 되어버렸네

올해도 어김없이 꽃은 피건만

해맑은 웃음으로 너를 볼 수가 없네

하루다 다르게 쇠약해지는 몸에

기억력도 하나 둘씩 깜박하고

정신은 혼미해지고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하지 못하네

하루가 다르게 신록이 우거지는 저 산

눈을 뜨고 저으기 산봉우리 좀 봐!

저마다 색다른 옷을 입고

생명이 꿈틀거리며 여름길로 접어섰다.

그렇게 모진 추위를 다 견뎌내더니

이젠 세상의 아픔을 치료해주는 전도사로 나섰구나!

가슴이 뼈저리게 저려오면

숲속으로 가서 속삭이렴!

당신이 생명이 꿈툴거리는 5월 숲속으로 떠나버려서

이내 마음은

텅텅 빈 항아리

가슴속에 무엇을 채우리오? 

가슴속에 차곡차곡 이파리들만 채우다보니

더러는 아픔이 한결 사라졌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