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을 맞으며

목이 긴 사슴 2013. 12. 28. 19:39

겨울산을 올라갔다가 눈을 맞았네

앙상한 나뭇가지도 눈을 살포시 맞고 서있네

하얀 눈이 연거푸 쏟아져도

마음은 바쁘지 않네

잠바에 장갑에 목도리에....

얼굴에선 땀이 줄줄 흘러 길을 만들었네

낙엽 밟으며 비탈길을 걸어가며

시원한 공기에 절로 상쾌해지고

내 정신이 맑아지네

정상에 앉아서 잠시 쉬노라면

모든 근심이 사라지고

내가 인생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네

저렇게 아름답게 눈이 내리는데

무엇이 탐나리오?

바위에 서서 멋진 포즈로 사진을 찍고

이렇게 높은 자리에 서있다니....

하염없이 눈이 불나비처럼 춤을 추며

겨울산을 하얗게 옷을 입히네

내년에도 나무들이 잘 자라서

단풍잎이 빨갛게 물들어보라고

나도 오늘 눈을 맞으며 아름답게 살아가는 법을 깨득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