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을 맞이하여
느티나무옆에서
목이 긴 사슴
2016. 1. 7. 10:05
신록으로 번득였던 여름날
내 옆애서 쉬어가는 이가 많았지?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었지?
비바람이 몰아치고 태풍이라도 불어오면
가지가 끊어질랴
내 몸전체 뿌리채 뽑힐랴
간이 콩알만해져 제대로 숨도 못쉬었던 날들
햇살을 받으며 산새들의 위로에
지금 이자리를 지키고 있지.
힘겨운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유연한 태도로 나를 낮추고
산속 깊은 곳에서 내 나름대로 하루하루를
사계절마다 산에 올라오는 사람을 맞이했지.
나무 이파리하나도 없이 헐거벗어도
산새는 찾아와서 나에게 노래를 불러줬지.
내가 뻗은 가지는 각양각색으로 휘어졌지
이렇게 아름답게 여러가지 모양으로 뻗은 나뭇가지를 본 적이 있니?
눈보라에도 굴하지 않고 조금도 떨지 않는
너의ㅡ의연한 모습 대범한 모습에 찬사를 보낸다.
나무 속이 썩어들어가도 넘어지지 않고
봄이 되면 새싹이 나와서 꽃을 피우는 너는 불사조같아.
고향을 지키며 남의 자리를 탐내지 않고
산새에게 겨울양식을 줄 정도로
너의 보살핌은 산을 지켜주는 터주대감이다.
웅크린 사람들의 시린 사연을 다 들어주고
아픔을 같이 하면서 견딘 세월들
너의 넉넉함은 하늘도 땅도 다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