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 내린 날 아침
목이 긴 사슴
2016. 1. 13. 14:39
밤새 하이얀 보푸라기 눈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얼마나 몸부림을 쳤을까?
아무도 모르게 아름다운 작품을 그리느냐
이리저리 궁리하며 다니다가 다치지나 않았는지....
조금만 움직여도 부딪혀서 다리에 푸른 멍이 드는데...
누군가를 위해서 세상을 아름답게
보고 보아도 지겹지 않고
뭔지 모를 세계에 빠져드는 몽롱한 세상
눈은 삭막한 세상에 원기를 불어넣어준다
눈이 얼마나 많이 쌓였는지
논,밭,둠벙이 모두 한개로 합쳐진 넓은 길
어림으로 길을 잘 찾아갔지.
만약 둠벙에 빠지면 낭패지
그 길은 하늘과 맞닿아있었다.
오로지 집에 빨리 도착하는 것
발이 아픈 줄도 모르고 무조건 잽싸게 걸어가는 것
유년시절의 겨울은 눈이 엄쳥많이 쌓여있었다.
앞이 안보일정도로 눈보라 몰아쳐도
얼굴에 때리는 눈보라를 맞으며
발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허우적대면서
신발은 이미 다 젖었고
바지가랑이에 눈은 이미 얼어버렸다.
세상살이 고난은 이런 것이다
내게 끈기를 심어주었던 게 아닌가?
요즈음 눈은 추억을 불러오고 추억을 엮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