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가을 나그네
목이 긴 사슴
2016. 9. 23. 20:13
파아란 하늘에 떠다니는 흰구름처럼
제멋대로 발길질하며
흔적을 남기며
발 닿는대로 가고 싶구려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길
그대로 주저앉을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석양을 바라보며
어기적어기적 걷고 있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옭아매는지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고달프게 하는지
무엇이 우리를 바쁘게 몰아가는지
하루하루 줄타기 광대가 된다,
소달구지에 짐을 실고가는 황소처럼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왔다는 황톳길
어디에 내 발자국이 지금도 찍혀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