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가을이야기

가을빗속의 산

목이 긴 사슴 2016. 10. 22. 19:30


가을빗속의 산은

말간 얼굴로 나들이나섰다.

여름햇살에 온 정열을 불태웠던  저기 고목나무도

가을비를 맞으며

스을슬 일어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어느새 산을 물들인 노란 이파리 초목들

 유독 단풍나무 한그루만이 비를 맞으며

가을산 단풍을 곱게 수놓았다. 

하늘에서 가을비를 내려보내면

가을산은 가을비를 곱게 마음속 깊이새기며

단풍터널로 여행을 떠난다.


후드득  후드득 후드득

나무들이 일제히 빗물을 나무이파리로 받아넘긴다. 

목을 축이고 남은 빗물은

가을바람 타고 잽싸게 땅으로 떨어진다.

제각각 빗물을 아래로 하강

산에 올라가다가 나무위 빗물세레에 깜짝 놀란다.    

기을비를 맞으며 산행은

나의  또 다른 인생길을 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