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산사의 봄
목이 긴 사슴
2017. 2. 20. 20:52
단풍잎 모두 보내고
나신으로 서서
봄바람을 맞으며
단단하게 찬 하늘만
마냥 품더니
무엇이 못 잊혀서
겨울눈으로 다시 되돌아왔는고?
한없이 몸을 불태운 단풍잎 진 자리
가늘디 가느다란 허리토막
억세게 불어대는 북풍에도
기세가 꺾이지 않고
봄을 찾아 다시 되돌아왔는고?
산사 목탁소리에
오고 가던 나그네도 기우뚱
차분히 가라앉은 정적을 무너뜨리고
한 고개 두 고개 수백번의 발길에
와장짱 무너지는 가슴속 멍울들
세상사 등지고 자연인으로 돌아왔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