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긴 사슴 2018. 1. 31. 21:34

무작정 가다가

그냥 지나갈려고 햇는데

너의 웃음 띤 얼굴앞에

그만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목이라도 축이고 가라고

커피를 타 주던 너의 손

너만 바라만 보아도

절로 취해버리는데

커피향에 그만 돌부처가 되었다.  

 

한없이 기다리다

그냥 갈려고 했는데

가슴속 낭랑한 목소리에

그만 발걸음을 멈춰버렸다.

시를 써보라고

펜을 집어주던 너의 손 

가슴 속 뭔가 꿈틀

이대로 그냥 가면 안되지

젊은날의 추억속에 

아픔은 한꺼풀 벗겨지지

고뇌속에 한 밤을 새고 나면

두 눈은 침침해지고 내 몸은 가눌 데 없어.

멍애를 짊어지고 가는 시지프스의 신화처럼

바삐 사는 일상속에서도

아름다운 사람들을 그리며

느림의 미학속에 풍덩 빠져봅시다.. 



출처: http://choijam33.tistory.com/96 [가을에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