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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억새의 노래

목이 긴 사슴 2018. 10. 5. 20:34

억새가 가을햇살에 피어나고 있었다.

잡초 무성한 길가

가늘디 가느다란 몸으로 하늘을 향해 뻣뻣히 다가가고 있었다. 

가슴이 쏘옥쏙 바늘로 찌르는 듯

아파오면 

가을바람이 약손으로  쓰다듬어 주었다.

세상은 왜 이리도 험한지

가도 가도 끝이 없었다. 

아주 머얼리 지나온 아름다운 그 길

또 다시 가볼려고 걸어갔다.

하지만 그 길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추억은 아름다워라

젊은 날의 상처는 언제 그랬나는 듯

가을날 추억속에  깊이깊이 묻혀버렸다 .

질긴 인연들

연약한 인연들

자연의 섭리대로  그냥 그렇게 살아가자고

어울림의 미학속에 푸욱 빠져버렸다.

흐느적거려도

가을밤내내 뜬눈으로 지세워도

끈질긴 생명은 고통을 감내하며

겨울을 준비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새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처: http://choijam.tistory.com/category/일상생활과 시들 [낙엽에 띄우는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