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낙엽진 숲속에서

목이 긴 사슴 2019. 11. 24. 15:10


앙상한 가지에

홀로 남은 단풍잎 하나

나도 어디론가 떠날 준비를 해야지

세상을 훤히 비춰주며 정열을 불태우며 

뜨거운 가을날 인산인해를 이루었건만

지금은 쓸쓸히 나 혼자 숲길을 걷고 있네

우뚝 솟은 갈참나무 이파리 서너 잎 

하늘에서 내려오는 곡예사

저렇게 바람결에 몸을 싣고

숲속 나무위에

나그네 머리위에

얼굴위에 우수수 쏟아지네

운명에 거역하지 않고

자연에 순응하며 순순히 내려 앉네

나도 바람결에 몸을 맡기며

길가는 대로

바람가는 대로 떠나볼거나?

청춘은 가고 남은 인생 물흐르는대로 흘러가려나.

무수히 많은 단풍잎들

숲속에 낙엽되어 바람결에 흔들거리고

낙엽진 숲길 거니는 나그네

낙엽이 좋아

낙엽 바스락거리는 소리

무작정 낙엽을 밟으며 산길을 걷네

낙엽진 숲속길 무수히 많은 발자국에

낙엽은 바스라져 가루가 되어

봄의 새 생명을 잉태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