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봄은 그렇게 온단다

목이 긴 사슴 2020. 3. 20. 11:48

휑하니 헐벗은 참나무에도 봄바람이 불어오네.

 눈보라와 비바람을 맞아왔던 소나무

풍성한 이파리 속 가지 휘엉청

솔바람은 계곡에서 세차게 불어와

내 맘을 녹이면서 정신이 버쩍 들게 하네

 

소나무등에 기대어 눈을 감아보네

눈 쌓인 소나무가지옆에서

졸업기념사진 촬영

소나무가지 터치해서

머리에 눈세례 맞기도 하고

눈싸움하기도 하고

듬직한 산신령이 되어 산을 지켜주고 있었지

 

산골짜기에 봄이 왔다고

계곡을 깨우는 우렁찬 목소리

한바탕 강풍으로 잠이 덜 깬 음지식물을 흔들어대고 있었지

양지바른 능선옆 진달래

어느새 꽃망울이 터지며

한 송이 두송이 꽃이 피네

어찌보면 너희는 나보다도 봄이 오는 걸 빨리도 알아채리니?

내 맘은 아직도 겨울을 다 보낼 수 없는데......

모진 시련을 견뎌내며 눈보라에도 굴하지 않고

저렇게 진달래는 아무도 모르게 꽃을 피우고 있었단다



출처: https://choijam3.tistory.com/260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