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상사화속으로 떠난 첫사랑

목이 긴 사슴 2020. 8. 5. 15:45

이 세상을 다 가진 것마냥 행복했지요

애드건 앨런포우의 에너멜리못지 않게

사랑은 천국을 뛰어넘는다고 했지요

죽어서도 당신을 따라간다고

당신과 같이 은행잎오솔길을 걸었어요.

휘황찬란한 빛을 보며

에덴동산으로 걸어가고 있었지요.

아주 짧은 시간

두시간이었지만

내겐 평생을 바친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그땐 첫사랑인줄 몰랐어요.

주위 반대에 밀리면

첫사랑의 싹을 과감히 잘라버렸지요.

잘난 자존심에 사랑이 밀려

콧대만 높아져 한해 두해 그냥 흘려버렸지요.

당신은 오로지 임만 생각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줄기차게 고생만 하며 지냈군요.

그동안 투명인간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더니

드디어 오늘 분홍천사로 납시었군요

아무도 오지 않는 불출암지에서

새싹이 가지를 쳐가며

무성하게 군락을 이루어

상사화동네를 만들었군요.

8월초에 당신을 만나러 가야지

당신이 고대고대 기다리니

올해는 놓치지 않고 가오리다.

분홍 상사화 꽃대가 많이도 자랐군요.

불출봉 올라가는 나무계단및

계단 양쪽으로

사랑을 많이도 피워냈군요.

 당신이 

아름따다

가시는 길에 상사화 꽃길을 오픈했군요.

가시는 걸음걸음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슬로우 슬로우

영원한 사랑을 찍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