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눈 내리는 어느 2월 한나절

목이 긴 사슴 2021. 2. 17. 11:49

밤새 몸부림치며 허공에 떠서 날아가네

무엇이 급해서 그렇게 온 힘을 다해서 퍼붓는거니?

너를 버리고 떠나간다는 것이 안될 말이냐?

그만큼 내렸으면 너도 이제 여한이 없을텐데..

오늘도 오전내내 쏟아부어 사방이 하이얀 나라

길도 막히고 차도 운행정지

베란다밖으로 몸부림치고 발버둥치는 넌

지금 무엇을 향해 정신없이 돌진하느냐?

아파트베란타 창틀에 눈이 쌓여

살포시 포근한 베니어판 한 식구

편히 쉬고 있네 !

막바지 겨울을 잡느냐 계속 흩날리며

갈 곳을 잃었구나!

네가 지금 이렇게 떨고 있어도

언젠가 혹독한 겨울을 기억하겠지.

이별은 살을 깎이는 아픔

이제 그만 울고 새로이 태어나서

나 갈 길을 가라.

이렇게 서럽게 울고 천지를 한파로 물린 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

모두 집안에 가두어놓고 꼼씩달싹할 수 없으면

너의 사랑하는 임도 너를 기억할 수 없어

자 이제 그만 노여움을 풀고 마음을 진정시켜봐!

너의 아름다움은 누구나 알고 있지

도가 지나치면 주워담을 수 없어.

행복했던 추억들을 가슴속에서 끌어내봐!

오늘 군고구마 호호불면서 먹던 일

너의 몸에 눈사진찍었던 일

세상은 혹한말고도 코로나전쟁으로 힘들어

나 이제 너와 영원히 살것 같아.

오늘만 실컷 울어봐!

그럼 너는 다시 태어나 내일로 새출발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