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숲속의 대장간

목이 긴 사슴 2021. 2. 22. 21:17

앙상한 가지 가녀린 몸에

봄바람이 사알랑

고즈넉한 내장사 단풍나무길

열정을 불태우며 제 몸도 불길속에

뛰어든 때가 엊그제같은데

오늘은 파아란 하늘아래서 날갯죽지를 펴고

씨앗을 심고 농사를 짓는 농사꾼이 된다.

 

헹하니 서 있는 참나무

대바람소리에 정신이 퍼ㅡ뜩

울퉁불퉁 내 몸도 이젠 기지개를 한 번 펴보자꾸나!

 제자리에서 한눈팔지않고 수십년 정절을 지켜왔는데..

딱따구리가 부리로 내 몸을 쪼아대니

가슴에 멍이들고 성한 데가 하나도 없구나!

숲속의 아침은 대장장이의 손놀림에 정신없이 바쁘다.

망치로 나무를 쪼는 소리

큰톱으로 나무를 드르락 드르락

숲속의 대장간은 새들이 놀러와서 쉬었다 가는 곳

나도 오늘 따스한 봄바람에 대장간에서 한번 놀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