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봄날은 간다.

목이 긴 사슴 2021. 3. 10. 10:07

엊그제 당신을 만난 것 같은데

세월은 어느새 흘러

봄날은 서른번이나 뛰어넘었군요.

솜털마냥 보송보송 하늘로 뛰어노는 사랑놀음

온몸의 신경들 오로지 한 사람

물끄러미 바라만 봐도 행복했지요.

거기에 더 무엇을 바랬으리오?

돈도 권세도 다 물러가고

그냥 그렇게 소곤소곤

눈빛만으로도 당신과 영원히 살리라 사진을 찍었지요

철없던 젊음은 당신을 붙잡지 않고 떠나버렸구려

그것도 잘 가라고 이별인사도 하지 않고

사랑이란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그나마 편지로써 마음을 정리했던 그 날들이여

당신이 행복하게 잘 살면

그것이 나의 바램이죠.

당신을 만난 것만도 저에겐 행운이었지요

당신을 지워버릴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자꾸 찐드기처럼 내 마음에 찰싹 달라붙는군요.

아픈 상처를 숨기고 살아온 세월들

봄날은 또 다시 지나갑니다.

사랑도 이별도 윤회설처럼 다시 태어나봅니다.

봄바람에 편지를 띠워 당신에게 보내볼렵니다.

누구한테 들킬가봐 아무도 모르게

당신을 그려보며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