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장상사화 보러 가는 길

목이 긴 사슴 2021. 8. 20. 15:22

딘풍나무밑에서 숨죽이며 

투명인간마냥 살아왓는데

그것도 풀들한테 치이며 

내 땅도 지켜내지 못했다.

풀들한테 임대료를 주어가면서

오늘에사 내 땅을 찾았다.

얼마나 오랜만에 내 집으로 왔는지

친구들아 반갑다 우리 다시 만나서

9월이 오기전에 우리 모두 모여서 축제를 열자꾸나!

조금씩 꽃대롱을 키우자꾸나!

이렇게 주항색 꽃등으로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상큼한 사이다를 들이키게  해보자

폭염에 지치고 코로나19에 지치고

어디에 하소연할 수도 없는 이들에게

쉼터를 제공해주자.

보고 싶은 임아! 한번쯤은 내게 오구려

오래 있으라고 붙잡지도 않겠소

그냥 조금만 있다가 떠나도 괜찮소

엇갈린 운명을 어느 누가 거역하겠소?

당신이 보고파서

하루도 뻬놓지 않고 기도만 올리고 있구려

당신이 내 곁에 없어도 

당신이 행복하면 그걸로 족합니다.

이루지 못한 사랑 

마음속으로 이룬 사랑

영원히 간직하며  피토하는 아픔도 감수하며 

오늘도 이렇게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