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빨갛게 물든 어느 가을날 오후

목이 긴 사슴 2021. 10. 31. 16:01

따스한 가을햇살앞에서 단풍이 햇빛을 쬐고 있었다.

바람 한점없이 파아란 하늘을 보며  행복에 겨워 

가을 한 나절 팝송 한 구절을 따라 불렀다.

언젠가는 나도 사랑에 흠뻑 빠지겠지

불타오르듯이 열기가 사방을 데우겠지

하지만 짧고도 짧았던 전설인 사랑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

열병에 걸려서 하루 이틀 일어나질 못하고 생사를 오가던 때

이별의 아픔속에  또 다른 사랑을 찾아 헤매야만 했지

단풍이 하루가 다르게 물들고 영글어가면

나도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입에 풀칠을 해야만 했다.

불타오르듯이 하늘로 향하는 단풍잎들은 얼마나 오랫동안 오늘을 고대고대 기다려왔던가?

봄부터 자그마한 잎들을 키우고 키워서 성숙하더니 고귀한 사랑을 이 세상에 퍼뜨렷구나!

너도 조금 있으면 사랑하는 이와 헤어져야 하나니

인연이 있으면 만남이 있고 

헤어졌다가도 언젠가는 또 만나겠지

불꽃속에 타올랐다가 1달도 못돼서 꺼져버린 너.

진짜 필링 영원한 사랑의 짝궁인 그 임도 

1달만에 이별을 해야만 했던 젊은 날의 첫사랑 

지우개로 지우면 깨끗이 사라질 줄 알았지

하지만 평생을 달고 다녀야만 하는 숙명앞에 무기력해진다.

이젠 잊어버리자. 마음의 짐을 덜어 보자

편지로 돌아선 나의 마음을 일일이 써서 알려주었건만 

왜 이리 내 맘을 어지럽히며 아프게 하니?

단풍이 빨갛게 물든 늦가을이면

수십년전의 첫사랑이 사진을 찍듯이 선명하게 되살아나는 구나!  

첫사랑은 죽어도 잊히지 않는가봐!



출처: https://choijam33.tistory.com/115 [가을에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