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뽀드득 뽀드득 내 발자국
목이 긴 사슴
2022. 12. 18. 16:57
은빛으로 번득이는 백설기 길
어느새 하늘과 땅이 한 몸이 되어
세상을 감싸안으며 하이얀 빛줄기 대홍수났네
어둠을 밝혀서 글을 읽으며 공부했다는 학자도 있다던데
너무나 눈부셔서 눈을 뜰 수 없어요
하이얀 대지에 축복이 내렸어요
파아란 하늘에선 따스한 햇살줄기
행인들의 모자에 촛불을 켜서 차디찬 몸을 녹여줍니다.
거기에 내 마음속도 따뜻하게 덥혀져 마냥
눈길이 발길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한걸음 두 걸음 눈속에 파묻힐 때
뽀드으득 뽀드으득
큰 목소리에 깜작 놀라 뒤를 돌아다봅니다.
앞 사람 걸어갈 때 뒤따라가봅니다
뿌드으득 뿌드으득 뿌드으득 뿌드득
어린 시절의 구두 발자국 노래를 불러봅니다.
하얀 눈위에 구두 발자국 .....
나무위에서 떨어지는 은빛떡가루 세례
내 머리에 정통으로 쏟아지네요.
눈보라가 마구 몰아치더니 온 세상이 하이얀 설국
가는 해 아쉬워서 이렇게 눈보라가 몰아치며 한파가 밀려왔군요
아쉬운 섣달 그냥 보내기 싫어서 추위가 오면서 슬픔을 억누르는 군요.
눈길을 걷자면 나와 동행하는 이
내 그림자에 내 발자국 눈길에 찍혀요
아마 이맘때 걸었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