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잎 사랑이야기

목이 긴 사슴 2010. 11. 22. 21:49

봄부터 가을까지

몇날 몇백날 손꼽아 기다려야 했지.

오로지 녹색물결로 펄럭이더니

어느새 빨갛게 불타올랐어 .

내 몸을 불사르니까

 

사람들이 우르르 밀려 왔어

온 몸을 다 해서

죽을 힘을 다해

한평생 다 바쳐서

오늘의 내가 떳떳이

땅에 바로 서게 됐지

내 몸에서 불꽃이 튕겨

얼어붙은 사람들

사알살 녹여주리 

사랑을 듬뿍 담아주리

헐벗은 나무에게도

자비를 베풀어

보금자리 데워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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