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이 눈속에 풍덩 산길도 어느새 풍덩 천변길도 눈속에 풍덩 한 발자국 걸음에 내 발도 푸욱 푹 엉거주춤 얼음판에 넘어지질 않았네 하늘길도 닫히고 땅길도 닫히고 모두 방속에 갇혀서 창가에 내리는 눈만 한없이 바라보네 하염없이 쏟아지는 눈에 낭만에 취해 미지의 겨울왕국으로 내달리지. 발걸음이 멈춰버린 세상은 어느새 나뭇가지에 소복소복 눈만 쌓여가네 한밤 자고 났더니 세상은 눈속에 풍덩 빠져버렸지 오랫만에 쌓인 눈은 내 유년시절로 날아간다. 논길도 눈길 수로도 눈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모두 하이얀 눈길 한번 잘못 걸어서 들어가면 풍덩 수로에 빠져버려 근데 아무도 길을 잃지 않고 무릎위까지 눈쌓인 길을 잘도 걸어서 왔지 매서운 눈보라에 얼굴은 애리고 아파와도 씩씩하게 집으로 가는 길은 엄청 행복했지 굴둑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