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 61

장마비가 내리고

그렇게 비만 오길 애타게 기다렸지하루 온종일 흐리고 바람이 쌩쌩불더니다음날 장마비가 세차게 내렸지농작물이 타들어가 기우제지낼라 했었지이제 대지를 적셔줄 장마비가 내려 말라죽기직전인 옥수수 좋아좋아키다리선수마냥 자기가 먼저 하늘로 올라간다고 엄청나게 큰 옥수수자락은 장마비를 맞고 거인마냥 부쩍 커버리겠다.폭염에 숨 한번 제대로 못쉬더니오늘은 장마비가 시원스럽게 내려 만사형통이다.대지에 한번 쏟아붓는 장마비는매연 먼지등을 깨끗이 걸러내어 목욕재계한 산한테 힐링공간을 조성했어낮인데도 캄캄해서 웬일로 졸음만 쏟아지네들판에선 목을 축이고  일벌처럼 여기저기 손보느냐 정신이 없네물을 잘 받아서 내일 모레까지 비축해두자.길가에 풀들도 꼬부라진 허리를 일으켜세우며 물받아먹느냐 눈코뜰새 없네아! 적당히 장마비가 내려 농..

일상생활 2024.06.22

사슴목장 데크길을 올라가요

내장탐방소에서 서래봉삼거리 등산로 길을 걸어요녹음이 우거져 폭염을 피할 수 있어요사방이 단풍나무 시야가 트이지 않아서 가길 꺼렸지녹색그늘속에 산들바람이 불어와 산행은 최고야굽이굽이 올라가면 편백숲이 펼쳐져 상쾌한 공기 들여마셔봐!신록속에 나를 태우고 산새소리 벗삼아 유랑해보세나뭇잎이 팔랑이며 나를 반겨주면 어느새 피로는 싹 가시네그저 나뭇잎을 보며 무작정 올라가면 신천지 이렇게 신록이 아름다울 줄 어느 누가 알았으리오?산밖은  펄펄 끓는 찜통솥이어도 여기는 시원한 안식처데크계단길로 하나 둘  올라가면 끝이 나올거야데크계단속에 커다란 나무 한 그루 우뚝 솟아 힘내라고 손짓하네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높은 정상은 가까워지지하지만 욕심은 금물 오늘은 너의 기대치만 가거라무리하다 병난다 몸을 생각해서 적당히 해라최..

일상생활 2024.06.21

구름도 잠시 머물다 가는 내장저수지

신록이 반짝이며 손짓하고 있어요 나도 그냥 갈 수 없어요 바짝 더위가 눈깜짝할 새 나를 침범햇어요 저수지 물은 이제나 그제나 변함없이 잔잔해요 햇살이 내 뒷통수만 잡고 늘어지더니 이제 구름한테로 폭탄같은 불세례로 공격하네요 하이얀 솜털구름이 오월이 좋아 폭염 피서 힐링 중 푸르른 나무이파리에 두 눈이 멀어 잠시 세상일을 잊어버렸어요 머나먼 수궁나라로 떠나가서 인어공주를 만나러 간대요. 물가엔 물새한 마리 날지 않더니 어디선가 왜가리 두 마리가 포물선을 그리며 물위로 날고 있어요 갯비린 내음새에 코가 훔칠 나뭇잎은 아이 좋아 두손을 흔들고 있어요 단풍나무 바람은 내 뱃속까지 시원하게 불어오는 군요 저수지 산책길은 여러 사람들의 쉼터 거북이 마라톤 번호판을 달고 빠른 걸음으로 가는 사람들 이야깃 소리 오월의..

일상생활 2023.05.20

어느 흐린 날 내장호수에서

유유히 떠다니던 물오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네 물살만 가르면서 물가에 물이 처얼썩처얼썩 늪지에 숨어있나 어쩌다 대여섯마리 물오리 꽥괙괙 괙괙괙 ........ 조그마한 새끼여서 장거리 수천수만km 날아갈 수 없어요 찬바람 도는 초겨울까지 여기서 아기자기 우리만의 멋진 집을 짓고 살아갈 거예요. 우리가 어른이 되면 그때 만날 거예요. 내 종족은 머얼리 북쪽나라로 떠나갔지만 그런대로 우리끼리 남아서 고기도 잡고 노래도 부르며 왕버드나무가지에 앉아서 쉴 거예요. 가끔 백로가 날아와서 세상 세태를 전해주고 가네요. 발길닿는대로 부담없이 그냥 걸어갈 거예요. 빨리 오라 재촉하지 마세요 주변 풍경에 푸욱 빠져들거예요. 노오란 유채꽃이 수백송이 활짝 피어 웃고 있어요. 꽃향기에 취해 다리가 후들후들 코가 후큰후큰 애..

일상생활 2023.04.25

고구마를 심으며

단비에 모두 손뼉을 치고 발을 동동 구른다 가뭄이 한달 넘게 지속되니 농작물이 견뎌낼 수가 있니? 얼마나 기다린 비소식이었나? 밭도랑을 만들고 두둑을 높게 쳐서 고구마나 심어보자 고구마순을 사서 밭두둑에 꺾꽂이처럼 심어보자. 연약한 고구마순이지만 뿌리를 내리고 줄기까지 자라는 생명력 언제 뿌리가 활착돼서 새잎이 나올 지는 모르지 하루 이틀 사흘 기다리고 살다보면 고구마는 줄기차게 뻗어가는 거야. 우리 아버지께서 농약을 뿌리시며 벼농사를 짓던 그 옛날 동네사람들 모두 두레를 조직해서 모내기를 했지 못줄잡는 사람 모판 날르는 사람 모를 심는 사람들 못줄이 한번씩 나갈 때마다 모심는 사람들 손이 잽싸게 모를 심지 허리를 숙여서 계속 심고 허리 한번 펴고 쉬들 못하지 논에 모내기가 다 끝나면 그때사 허리를 펴면..

일상생활 2022.06.05

꽃길만 있는 것이 아니야

이제는 앞으로 가는 것이 두렵다. 내 앞엔 꽃길만 있는 것이 아니지 수렁창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온 힘을 다해서 빠져나왔던 길 걷고 걸어도 제자리걸음만 하다가 제자리에 멈춰서버리고 돌부리에 걸려도 헤쳐나가다가 갖은 고생끝에 정상에 닿으면 환호성이 터져나오지 지금은 초기단계 다리가 아픈 것이 아니야 굽이 굽이 고개를 넘고 넘어서 앞으로 앞으로 전진 앞날만 내다보고 뒤는 절대 돌아보지 말고 오로지 꽃길로 전진했지 정상에 닿으면 깊은 마음속까지 울려퍼지는 환호성에 그만 정신을 잃을 뻔 했지 정상에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나를 ㅡ충전시키고 새로운 인생길을 찾으며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한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갔던 그 길 이젠 뒤돌아서서 거꾸로 가서 그 길과 친구가 되고 싶다. 나한테 사랑한다고 고..

일상생활 2022.02.28

이별의 아픔

그냥 갈 수가 없어서 발걸음을 돌렸어요. 머언 발치에서 당신을 바라만 봐도 내 마음은 진정되고 눈물을 쏟지는 않을 거예요. 그저 우두커니 서서 멍하니 바라만 봐도 원이 없겠어요. 머얼리 떠나있지만 우린 눈빛으로 사랑을 고백했어요. 눈빛이 내 가슴속까지 파고 들어 가슴앓이로 밤을 지샜어요. 수십년이 흘러가도 영원히 변치 않는 사랑이여 서로 다른 길로 걸어간 지 수십년이 흐른 세월앞에서 당신을 찾은 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 그저 당신이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아주 짧은 만남은 나에게 따뜻한 금불을 지펴주어서 오랜 세월 고난도 끄떡없이 견뎌냈고 지금까지 버텨 자유롭던 시간에 당신을 그려봅니다. 마음 속에 깊이 박힌 별은 영원히 내 앞길을 밝혀주리라 믿어요. 그저 당신과 걸었던 은행나무길을 혼자서 걷고 ..

일상생활 2022.01.16

내 인생여행

사뿐사뿐 내 곁으로 걸어오소서 당신의 걸음걸이는 지구 몇 바퀴 돌고도 남았을 텐데 아직도 걸어야 할 길이 하늘만큼 남았군요 한번은 수렁텅이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겨우 살아났지만 다시는 그런 길을 가지 않으리라 하늘에 맹세했지요. 수십 수백번 내가 걸어온 길을 거울속에 비춰봅니다. 청춘을 바쳐버린 일생들 사랑을 운운하면 무슨 사치냐고 꾸지람을 했었지? 값비싼 젊은 시간들은 모두 뒷전으로 가버리고 정열은 어느새 시들어가고 불타올랐던 사랑은 흔적조차 사라져버렷지. 이제 조금이나마 그 시간을 되찾을려고 발버둥을 쳐봐도 돌아오질 않네 여러갈래 길중 한 길로만 달려왔던 세월들 유혹을 뿌리치고 샛길도 커트 지름길도 커트 모든 에너지를 쏟으며 청춘을 바쳐 달려온 일터 고생도 사서 한다고 했지 사랑하는 사람과 생이별은 ..

일상생활 2022.01.10

신록은 내 친구

하루가 다르게 부쩍 자랐구나! 이젠 어엿한 환경지킴이 잠 자다 깨우면 어느새 물올라 넘실대며 출렁거리는 물결들이여! 하늘을 가리는 가림막에 산길은 그린천국 어지럽던 내 마음도 잔잔한 파도가 일어 숨막힌 일상에서 잠시 힐링 오월의 신록속에 내 생명은 활기를 띠며 코로나에 지친 심신을 달래준다. 가로수 아카시아길 휘황찬 꽃으로 우리를 초대하네 가지랭이 찢어지게 아카시아나무 꽃 수십 송이 허리가 힐 정도로 꽃송이 많이도 달렸구나! 너처럼 풍성한 인심으로 세상을 살고 싶구나! 나무가지에 꽃송이 주렁주렁 하늘을 보며 부끄러움이 하나도 없지 향긋하고 상큼한 내음새 벌들이 윙윙 너는풍년 농사 올 겨울엔 양식이 가득 넘쳐냐겠네 나도 너처럼 풍성하게 농사를 짓고 싶구나! 바람에 가지가 흔들릴 때 하이얀 꽃송이 빤질거리며..

일상생활 2021.05.09

눈 내리는 어느 2월 한나절

밤새 몸부림치며 허공에 떠서 날아가네 무엇이 급해서 그렇게 온 힘을 다해서 퍼붓는거니? 너를 버리고 떠나간다는 것이 안될 말이냐? 그만큼 내렸으면 너도 이제 여한이 없을텐데.. 오늘도 오전내내 쏟아부어 사방이 하이얀 나라 길도 막히고 차도 운행정지 베란다밖으로 몸부림치고 발버둥치는 넌 지금 무엇을 향해 정신없이 돌진하느냐? 아파트베란타 창틀에 눈이 쌓여 살포시 포근한 베니어판 한 식구 편히 쉬고 있네 ! 막바지 겨울을 잡느냐 계속 흩날리며 갈 곳을 잃었구나! 네가 지금 이렇게 떨고 있어도 언젠가 혹독한 겨울을 기억하겠지. 이별은 살을 깎이는 아픔 이제 그만 울고 새로이 태어나서 나 갈 길을 가라. 이렇게 서럽게 울고 천지를 한파로 물린 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 모두 집안에 가두어놓고 꼼씩달싹할 수 없으면..

일상생활 2021.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