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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맞는 단풍나무

연두빛 이파리 여지저기서 우후죽순 봄비를 맞으니 한결 시원해요 단풍나무 연두빛 이파리 봄바람에 찰랑찰랑 매끄럽던 가지마다 어느새 녹색물결이 출렁출렁 빽빽한 녹음숲에 단풍터널로 걸어가는 사람들 나도 너희 호흡에 맞추어 하루하루 살고 싶구나! 하지만 급격한 이파리자람에 내가 살아갈지 몰라 따듯한 햇살만 쳐다봐도 일분일초가 아까운데.. 급격한 성장에 네가 마치 중세시대로 타임머신타고 내려왔니? 이맘때 너희가 모든걸 제치고 물을 덜컥덜컥 마시더니 마치 키다리아저씨가 되어 지구에 지붕을 덥썩 올려놓았니? 잠시 까치가 둥지를 틀고 휴식 너처럼 물불가리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으련? 그래 너희는 어머니의 품 나도 잠시 쉬었다갈란다. 어지러울 때 지치고 힘이 없을 때 나를 돌봐주는 간호사 그래서 오늘도 단풍나무 터널길을 ..

2023.04.21

나무들의 행진

저렇게 연녹색 어린 잎에 따사로운 햇살이 내비치면 깊은 땅속에서 넘쳐나는 생명수 어서 빨리 나와서 나무의 한살이를 시작해야지 듬성듬성 호올로 남아있는 뼈대에 진녹색 물결로 출렁이는 꿈을 꿔보아야지 봄바람에 가늘게 흔들리는 가지마다 우후죽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어린 잎들아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는 네 모습에 넋이 나갔어 꽃잎이 떠나간 자리에 새잎이 자리잡았지 유독 너 혼자만의 화려했던 꽃들의 사랑 이야기는 어느새 전설속으로 사라지고 슬퍼할 겨를도 없엇지 하지만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기위해 끊임없이 물을 끌어올렸지 이제 정신을 차리고 버찌를 튼실하게 맺어서 네 아픔을 조금이나마 삭혀버려렴. 끊임없이 불어오는 태풍에도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 견뎌왔으니 조금만 참고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자꾸나! 하루가 가..

2022.04.16

봄비를 맞으며 걸었네

봄비를 뚫고 걸었네 내장 저수지 둘레길을 봄비를 맞으며 돌아왓네 내 모든 추억을 안고 힐링열차에 탑승했네 봄비를 맞으며 부쩍 커버린 왕버드나무 우뚝 솟아 존재를 드러내며 내장저수지를 지키는 전령이시다 가늘디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서 하늘을 보며 꽃대를 꼿꼿이 세우던 망초 하늘을 보며 파도치는 물소리에 이 세상 모든 시름을 덜어보려나 모내기 끝나간 논에선 어린 모가 쭈볏쭈볏 매화나무에 매실이 탐스럽게 주렁주렁 게릴라비가 내 신발을 적시고 내 점퍼 소맛자락을 적셔가도 좋아 오늘은 단비 내 가슴에 흠뻑 젖어버렸어 저수지 테크길위에 아카시아꽃잎 사뿐히 밟고 지나가세요. 꽃잎이 진 자리에 어린 싹이 돋아나고 있어요 오동나무꽃잎 나팔로 노래를 부르고 싶대요 봄비속에 저수지 둘레길 산책가요. 보라색꽃잎 사알짝 밟으..

2021.05.16

오월의 노래

연두빛 카페트에 하이얀 무늬를 수놓느냐 어젯밤 뜬 눈으로 밤을 샛느냐? 임도 몰라보게 부쩍 커버린 너의 모습에 한없이 마음 속 깊이 탄복했어 출렁거리는나무잎파리들 생명이 움트는 오월의 고향 참나무이파리들 번뜩임에 내 눈은 멀어버렸어 세상에서 그렇게 예쁜 얼굴은 처음이야 물을 먹고 부쩍 자랐을 텐데 생명의 땅에서 서로 이파리들끼리 입을 맞추어 부등켜안으면서 소리없는 아우성속에 오월을 만들어갔어 제각각 아름다움을 뽐내지 않고 그저 소박하게 그저 알쿵달쿵 살아가자고 그저 세끼 밥 먹고 웃어보자고 그저 녹색빛속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살자고 그저 내 나름대로 빛속에 다른 빛깔도 화합해보자고 그저 세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실망하지 말고 한 가닥 빛을 찾아서 내 안의 편안한 안식처를 찾아가보라고

2021.05.06

신록의 행진

헐거벗은 산에 새 생명이 잉태되었어요. 어찌나 잘 먹고 잘 자라는지 우량아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에 그만 넋을 잃고 말았어요. 쬐그만 새 잎 어느새 무성해져 나무들의 행진이 시작됐어요. 연두색 녹색 진녹색 제각각 개성을 갖고 산정상을 향해서 둥굴둥글 뽀송뽀송 하늘까지 징검다리놓아서 건너갈까 봐요.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따로 신선이 없네요. 나도 저으기 동글동글 신록품으로 달려가네요. 바라만 봐도 그저 좋기만 하네요 풍성한 신록앞에서 내 마음도 진정이 되네요. 코로나,미세먼지로 지친 육신을 잠시 평화롭게 쉬게 하네요. 집콕생활에 바람도 쐬지 못하고 외계인이 되어가는 현실앞에서 신록은 모든 것을 잊게 하고 내게 힘을 주네요. 신록아! 너는 어쩌면 그렇게 변함없이 쭈욱쭈욱 자라고 있니? 인간은 병,바이러..

2021.04.28

꽃잎은 떨어지고

살짜기 없소예 봄비야 나랑 숨바꼭질할래? 우산속에 숨어버린 내얼굴 찾아라. 벚꽃속에 살짜기 없소예 봄비 맞으며 바람에 날려 여행을 떠나는 꽃잎아! 우산에 떨어져 한 잎 두잎 임그림자 밟고 싶구나! 둘레길나무계단에도 울긋불긋 꽃잎떡살무늬 사뿐사뿐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한걸음 한 걸음 당신이 다가올 수록 당신을 영원히 가슴속에 새기겠습니다. 이생에 인연이 아닌다 해도 서러워하지 않겠습니다. 당신을 머언 발찌에서 바라봐 봐도 행복이니까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습니다. 그저 당신이 행복하게 단비를 맞으며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요. 당신과 가까이 살지 않아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영혼으로 만나서 마음이 통하길 바랄게요. 꽃잎 밟으며 사뿐히 가시옵소서 봄비야 내려라 네맘대로 사방에 내려다오. 얼어붙은 이내 마음..

2021.04.12

봄이 오는 길

춘란 꽃 한송이 춘란이파리에 가려져 겨우 고개를 들엇소 산길 오르려니 낙엽더미 봄바람에 후울훌 먼지를 털고 하늘로 비상 아무도 오지 않는 깊은 산속 선녀님이 날개옷을 입고 하늘로 훠얼훨 니뭇더미속에서 굴뚝새들 봄구경나왔다. 산수유나무 노오란 꽃송이 밤새내내 설레임속에 잠을 설쳤다. 내 마음이 이렇게 기쁘다니 이제 봄꽃을 피우자꾸나! 버들강아지 보송보송 솜털 오르고 따사로운 햇살아래 진달래꽃망울 빙그레 웃고 있소 둠벙속에선 개구리들 헤엄치며 요란스럽게 봄노래를 부르고 있소

2021.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