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의 행진

목이 긴 사슴 2022. 4. 16. 13:32

저렇게 연녹색 어린 잎에 따사로운 햇살이 내비치면

깊은 땅속에서 넘쳐나는 생명수

어서 빨리 나와서 나무의 한살이를 시작해야지

듬성듬성 호올로 남아있는 뼈대에

진녹색 물결로 출렁이는 꿈을 꿔보아야지

봄바람에 가늘게 흔들리는 가지마다

우후죽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어린 잎들아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있는 네 모습에 넋이 나갔어

꽃잎이 떠나간 자리에 새잎이 자리잡았지

유독 너 혼자만의 화려했던 꽃들의 사랑 이야기는

어느새 전설속으로 사라지고 슬퍼할 겨를도 없엇지

하지만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기위해 끊임없이 물을 끌어올렸지 

이제 정신을 차리고 버찌를 튼실하게 맺어서 네 아픔을 조금이나마 삭혀버려렴.

끊임없이 불어오는 태풍에도 굴하지 않고 지금까지 견뎌왔으니

조금만 참고 그저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자꾸나! 

하루가 가고 내일이 오는 세월속에서 가슴 속앓이에

밤을 드샌적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

하지만 고난속에 기쁨이 찾아오나니

슬퍼하지 말고 마음 속 안정을 취하렴

인생길이 얼마나 멀다고 가다가 멈추면 되겠니?

사는 동안 기쁨을 만들고 너의 진면목을 찾아서 

행복속에 인생을 수놓을 지라.



출처: https://choijamhi.tistory.com/entry/나무들의-행진 [들국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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