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를 맞으며 걸었네

목이 긴 사슴 2021. 5. 16. 16:54

봄비를 뚫고 걸었네

내장 저수지 둘레길을

봄비를 맞으며 돌아왓네

내 모든 추억을 안고 힐링열차에 탑승했네

봄비를 맞으며 부쩍 커버린 왕버드나무

우뚝 솟아 존재를 드러내며 내장저수지를 지키는 전령이시다 

가늘디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서

하늘을 보며 꽃대를 꼿꼿이 세우던 망초

하늘을 보며 파도치는 물소리에

이 세상 모든 시름을 덜어보려나

모내기 끝나간 논에선 어린 모가 쭈볏쭈볏 

매화나무에 매실이 탐스럽게 주렁주렁

게릴라비가 내 신발을 적시고

내 점퍼 소맛자락을 적셔가도 좋아

오늘은 단비 내 가슴에 흠뻑 젖어버렸어

저수지 테크길위에 아카시아꽃잎

사뿐히 밟고 지나가세요.

꽃잎이 진 자리에 어린 싹이 돋아나고 있어요

 오동나무꽃잎 나팔로 노래를 부르고 싶대요

봄비속에 저수지 둘레길 산책가요.

보라색꽃잎 사알짝 밟으세요.

나뭇잎속에 눈을 뗄 수가 없어요.

티없이 맑고 깨끗한 그린 하우스 청소가 시작되나봐요.

빗소리에 놀라는 내 맘

하지만 노오란 창포꽃이 나를 사로잡네요.

진흙속에서 어쩌면 그렇게 예쁜 꽃을 피우는지

오염이 되면 제몸을 태워서 정화시키는 살신성인이시다.

물속에 풍덩 빠져도 눈하나 끄떡없지.

저수지물가에 물이 말라서 수중식물이 육지로 나왔어.

늪지가 형성되고 왕버드나무,창포꽃등 단장하기 바쁘다 

저수지 물가에서 호올로 헤엄을 치던 물오리

인적에 놀라 퍼드덕 하늘로 날아가버렸어

봄비가 세차게 저수지물을 휘젓는 통에 새들도 보이지 않아

봄비를 뚫고서 저수지 둘레길 한바퀴 돌아보자.

 우산끝에서 빗방울이 아주 작은 폭포수되어 내리네

빗방울이 저수지물을 휘감으며 흔들고 있네

저수지도 봄비가 반가워서 처얼썩처얼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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