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서 순식간 머릴 물속으로 푹
고기를 잡느냐 잽싸게 잠수하는 쇠오리
부리엔 작은 고기를 물고 아침을 맛잇게 챙겨먹는 어부다.
오늘도 너는 저수지에서 마냥 평화롭게 겨울나기를 하는구나!
인적이 드문 물가 인기척소리만 들려도 어느새 물가에서 머얼리 헤엄쳐간다.
고기를 잡는 모습이 어찌나 깜직한지
고기잡느냐 내가 쳐다봐도 도망을 치지 않는다.
수비대 오리가 꽥괙괙
오리들 모두 도망가라고 사람을 맏질 못해서
머얼리 발길질하며 헤엄쳐 간다.
원앙무리가 물가 나뭇가지위에서 휴식을 취할 때
사람 말소리에 귀가 번쩍 트여 날갯짓 퍼드득
빨리 우리 도망을 치자
가까이에서 볼려고 해도 머얼리 도망쳐서 찰나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저수지를 누비고 누비면서 물살도 조용한 물가에서 행복하게 잘 살고 있구나!
물속에 풍덩 빠진 왕버드나무가지엔
굴뚝새가 가지사이를 넘나들면서
외로이 누군가를 찾고 있구나!
늪지에 호올로 긴 다리로 서 있는 왜가리는
얼마 남지 않은 올해를 보내기 싫어서
지난 날을 회상하며 추억에 잠긴다.
나도 올해를 보내기 싫어서 저수지를 돌면서
벚꽃속에 흠뻑 젖어버린 봄날을 돌이켜본다.
세월은 왜 이리 빨리 가는지
내 발걸음은 천근만근 무거워져 빨리 갈 수 없는데
내 마음도 웬지 모르게 과거로만 내달리고 싶은데
그래 어쩔 수 없이 그냥 빈 껍데기처럼 따라갈 수 밖에
뭔가 올해를 정리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수를 놓아 영원히 간직해보자.
요새 며칠만은 마음 단단히 먹고 옷장정리하듯 마음도 정리해보자.
내년엔 아직도 만나지 못한 사람을 만나보는 거야
그리움에 목말라 섣달 그믐날 밤을 꼬박 새웠지
아직도 희망을 갖고 풀잎에 이슬처럼 촉촉하게 세상을 사랑으로 적셔버릴 거야.
출처: https://choijam1.tistory.com/entry/어느-맑은-겨울날-저수지-풍경 [내 인생의 최고의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