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어느 눈 내린 날

목이 긴 사슴 2011. 12. 25. 14:50

하얗게 소복히 쌓이면

내 맘도 어느새 저 머얼리 무지개 뜬

세상으로 내달립니다.

나이가 먹어도 상관없습니다.

누가 뭐래도 내 맘은 내가 잘 압니다.

얼굴은 초췌했어도

내 마음은 정말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아스라이 멀고 머언 유년시절로 돌아가

허벅지까지 빠지면서 눈길을 끙끙대며 

걸어왔던 학교 가는 길

찬 바람은 바닷가 가까이있다고

얼마나 불어대는지

겨울 찬바람만 맞고 살아서

정신 하나만은 멀청합니다.

지금도 겨울 찬바람을 맞고 걷고 싶습니다.

길도 분간이 안돼서

논인지 밭인지 똘인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나 혼자 발걸음내며 개척한답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어

앞으로 걸어가면

더 이상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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