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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을 태우며

목이 긴 사슴 2013. 2. 19. 10:18

낙엽을 태우면 뭔가 마음속이 개운해질 줄 알았다.

새 출발해서 과거에 급급하지 않을려고

아픔을 불살라버릴려 했다.

아픔이 사라지면

이젠 내 마음은 기쁘겠지

가슴 시리는 날도 없을 것이고

응어리 진 가슴안고

잠들 날도 없으리라

아픔이 다 사라질 줄 알았는데

웬걸 심연속에서 쬐그만 한 것이

나도 모르게 천천히 올라오는 게 아닌가?

그것도 바로 올라오는 것도 아니고

한달 두달 세달    열두달  아니 내가 살아가는 날까지

계속 따라다니는 거야

그걸 떨쳐낼려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는데

귀신처럼 딱 붙어가지고 떨어지지않는거야

그렇게 많이 아파서 수년을 사람사는 것처럼 살지 못했는데..

왜 이리 내 마음을 교란시키는지 모르겠다.

생이별은 정말 영원히 내 가슴속에 남아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