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호숫가의 왕버들

목이 긴 사슴 2021. 3. 22. 17:00

당신에게서 봄내음새 나네요.

물안개 피어오르던 호수가

하늘과 맞닿은 수평선너머 왕버들나무

봄바람에 흐느적거리다 드디어 노오란 꽃

산수유꽃도 아니요

개나리꽃도 아니요

물가에서 물을 머금고 작은별꽃 피었어요.

호수에 비친 내 얼굴 곱게 단장했군요.

둥글게 둥글게 세상을 살아가라고

모나면 호수물에 깎이고 깎이면서

마음의 수양을 쌓았어요.

서로서로 품안에 안고 새들의 보금자리

왕버드나무가지에 오른 왜가리 청둥오리들 

연두빛 꽃망울에 피어나는 물안개

물속의 그림자에 흠뻑 빠져 나르시슴세계

이렇게 아름다운 호숫가 잔잔한 파도에

청둥오리 띄엄띄엄 눈에 들어오지 않아

왜가리 한 마리

목이 긴 사슴마냥

목을 길게 빼고 경계

가느다란 다리에 무게중심을 두고

날개를 펴더니 물길밑으로 눈을 돌리겠지.

너도 머언 지난날 전설을 돌이켜보며

 누군지 모를 이를 그리워하며

애타게 찾고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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