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봄날의 독백

목이 긴 사슴 2013. 3. 15. 23:51

어지간히도 꽃샘바람이 봄날을 할키고 가더니

이젠 조금은 풀어진 얼굴로 세상을 본다.

봄바람이 사납게 불어오면

모든 만물이 봄바람을 피할려고 얼굴을 뒤집어쓴다.

마치 내 몸을 숨기는 것처럼

인적 드문 산속에서 모든 걸 잊어버리고

그냥 본연의 자세로 살고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살고

운명에 맡겨버리고 살고

발버둥치는 것도 한계가 있어

이젠 그냥 멀뚱멀뚱 바라보는 수밖에...

예측하지 못한 이별을

떠나보내지 못하는 그 아픔

뭔가 가슴 깊숙이 터져나오는 오열에

눈시울이 뜨거워져

봄날에 독백을 늘어놓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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