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불출봉의 봄날

목이 긴 사슴 2016. 2. 25. 21:28

참나무 아름드리 안아보면

울퉁불퉁 튀겨나온 겉살

눌러보면 어찌나 단단한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참나무위 높이 겨우살이

참나무가 겨울잠을 자면

겨우살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힌다.

영롱한 열매에 가시달린 줄기에 이파리

어치에게 겨울 양식을 무조건 내어준다.

 

멧돼지가 밤새 산길을 갈아엎으면

도토리 상수리 무지무지 많이 땅위로

모붓엇다.

겨울내내 땅속에서 봄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렷을까?

다람쥐가 나무구멍에서 나와서

졸래졸래 도토리찾아 나선다.

거기다 청설모까지 먹을것 찾아 나선다.

마음껏 양식을 많이 먹으렴

 

저기 응달진 곳 바위밑에선

고드름이 기다랗게 열렸다.

아직 나는 꽃샘추위에 얼어붙었어요

햇빛을 볼 수 없어서 그만 내 몸이 가느다랗게

이 흐르다가 얼음땡이 되었네요.  

고목나무가 나를 바라보며 웃고 있어요.

빨리 녹아서 나한테 한방울의 물로

갈증을 녹여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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