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유월이야기

목이 긴 사슴 2016. 6. 3. 20:21

잠시 한눈을 팔았다.

어느새 오월이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덩굴장미가 덕지덕지 꽃송이

가지에 휘엉청

내 눈은 덩굴장미기 피어있는 것조차 몰랐다.

오월은 눈깜작할 새 지나갔다.

감나무에 감꽃이 하나 둘...

땅바닥으로 떨어져있을 때

감꽃을 주워 목걸이를 만들었다.

어수선한 마음 갈팡잘팡 제자리에 멈춰 있을 때

떨어진 감꽃을 주워서 은목걸이를 꿰었다.

제일 늦게 늦둥이 꽃을 피운 것이

내가 걸어온 길이다. 

유월을 맞이하면서

신록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싶었다.

신록이 이렇게 무성한 것도 그냥 되는 것이 아니었다.

마음밭에 씨만 뿌리면 안된다는 걸 알았다.

참나무처럼 참아도 보고

정신없이 일에 쫓겨서

업무정리에 하루가는 줄 몰랐다.

우선 급한 불이나 꺼보자고

작열하는 태양속에 녹음은 열대밀림으로 옷을 입었다.

이젠 유월의 산속에 흠뻑 빠져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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