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적암에서 불출봉까지
올라가는 길
그 옛날의 절터자리민 훠얼렁 남긴 빈 터
하늘로 치솟는 거대한 바위만
지난 날의 위용을 자랑하고 싶어 하네
낙섟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철망을 쳐서
눈으로만 쳐다보고 잠시 쉬었다 가네
봄에는 상사화 이파리가 무성하게 사방이 깔려있었지
지금 연분홍 꽃대만 뎅그라니 올라서
화알짝 여러송이 꽃을 피웠다.
조금만 있으면 꽃이 시들어
이루지 못한 사랑을
여름에게 전해주고파
컴컴한 그늘속에서 환하니 미소를 띠며
내년 여름을 기약하며
오늘 이 생명을 다 바쳐 꽃을 피우리라.
숨어사는 꽃
영원한 너의 사랑을 기원해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