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쉬도 쉴 틈이 없었다.
매미가 줄기차게 노래 한곡조를 뽑아대면
더위에 지친 사람들한테
휴식을 선사했다.
시지푸스의 신화 주인공마냥
인생길 높은 정상을 향해서
등에 무거운 짐을 지고서
피땀흘리며 여기까지 왔다.
살면서 여러 역할을 수행하느냐
멍애도 많이 겪었다.
살아 숨쉬는 동안
무거운 신발을 벗을 수는 없었다.
꼬부랑길 비탈길 가리지 않고
정상을 향해서 열심히 뛰어왔건만
가도 가도 정상은 보이지 않더라.
어느쯤인가 내 짐을 내려놓고서
좀 더 가볍게 길을 갈 수 밖에 없었다.
조금만 내려놓고서 세상을 보니까
내 마음이 편해지고 발걸음도 가벼워졌다.
이제 앞만 보고 걷지 말고
뒤도 돌아보면서 넘어졌던 길도 다시 살펴보는 거야
잠시 매미도 울음소리를 멈추고
휴식시간을 갖는가 보다
뚤램뚤램
여름오후는 너가 사방을 휘저어서
매미소리에 푸욱 빠졌어
이만한 짧은 여름오후에
내 갈길을 조금 더 편하게 가보자 한다.
출처: https://choijam.tistory.com/entry/어느-뜨거운-여름날-오후 [낙엽에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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