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은 매미울음소리에
멀미를 한다.
제각각 숲속을 쩌렁저렁 울리는 거인의 목청
서로 노래 한 자락 볼러보겠다고 아우성대는 숲속 노래방
폭염에 지쳐서 모두 흐느적거리며 졸고 있으면
너는 꾀꼬리같은 목소리로 천하를 호령하듯이
노래 한 가닥 거침없이 쏟아붓는구나!
여름이 지나면 너도 한풀 꺾여 어디론가로 떠나야 한다니 안따갑구나!
그동안 짧디 짧은 인생을 허비할 수가 없어서
밤에도 잠도 안 자고 노랠르 부르는 구나!
관객이 없어도 좋고
누가 박수를 보내지 않이도 좋아
내 나름대로 외길 짧은 인생 지금이 전성기야
남들은 그냥 그늘에서 놀고 먹는 줄 알겠지
한 맺힌 절규 어디에 풀어놓겠니?
숲속은 매미울음소리에
가을문턱을 넘어서기에 바쁘다
토옥 톡 도토리 상수리 알알이 익어가고
단풍으로 물들 날을 기대하며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붓는다.
숲속은 스쳐가는 옷깃에도
누군지 알아차리고 먼저 인사를 한다
어머니가 나를 자꾸 부르는 것 같아서
자꾸 자꾸 뒤를 돌아다보며 천천히 걷는다.
숲속은 영원한 나의 안식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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