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소식

봄이 오나 봐요

목이 긴 사슴 2022. 2. 18. 16:52

소나무가지위에 하이얀 눈이 주저앉아버렸지

나도 산길로  올라가다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지

소나무가지에 하이얀 눈이

 은빛가루를 뿌리며 제 몸을 녹이고 있어

부스럭거리는 나뭇가지에 그만 제ㅡ 몸을  날리고 말았어요.  

소나무가지에 쌓인 눈도 남몰래 눈물을 뚝뚝뚝 

하이얀 눈길위에 떨어져 눈길을 녹이고 있어요  

처마밑에 떨어지는 낙숫물소리

나도 낙숫물을 머리위에 받고서 언덕길로 올라가고 있어요.

띄엄뒤엄 흙이 보여서 미끄럼 방지 발걸음이 가볍게 올라가요

눈쌓인 산길은 눈속에 발이 풍덩 

오리처럼 허우적거리며 뽀드득뽀드득

내 발자국 너 발자국 상관없이 앞길로 걸어가는 거야

봄을 시샘하듯 철늦은 눈이 내려

사방이 눈속에 갇혓지만

그래도 봄은 어느새 내 곁에 성큼 서 있어요.

언덕위에도 눈이 스르르

소나무가지위에도 눈이 스르르

지붕위에도 눈이 스르르

찬란한 햇살앞에서 젖은 몸을 말리고 있는 산등성이

마른 풀에도 어느새 새 움이 터 

봄을 재촉하고 있나봐요. 

 



출처: https://choijam1.tistory.com/entry/봄이-오나-봐요 [내 인생의 최고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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