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해
끌어안고서
사정을 해도 소용이ㅡ없었소
조금만 쉬었다 가시오
한소금 눈만 부치고 머물고
내 안에 마음이 가는 소리
들어보쇼
섣달 그믐만 되면
내 귀는 밝아져
멀고 머언 타향에서도
낙조대 구경 인파소리를
다 들을 수 있구려
가는 해
발길 막아서도
어디서 힘이 솟았는지 소용이 없었소
올해 아름다운 추억들 기억하며
그림을 그려보라고 해도
어느새 내 품에서 멀어지고 있구려
지리산 천왕봉에서 눈보라 맞으며
올해를 최고로 멋지게 장식할려고 하는데
왜 이리 서대는지
꼭 애들같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