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을 크게 뜨고 길을 걸어갔다.
혹시 누가 내 눈을 빼가지 않는지
혹시 누가 내 지갑을 가져가지 않는지
의심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보며
경게하며 살아가야 했다.
근육이 경직돼서
몸을 꼿꼿이 세우고 앞을 내다보며
한눈팔지 않고
달음질하다시피 마구 달려왓다.
무엇이 그토록 우리를 구석으로 몰아붙이는지
아무도 몰랐다.
이젠 눈도 거슴츠레 뜨며
희미한 글자를 한참동안 쳐다봐야 했다.
누군가 하루 아침에 불치의 병 선고를 받았다면
인생은 진짜 하무한 거
누군가 이길려고 기를 쓰며
발버둥 칠 필요가 있단 말이냐?
아직 저는 당신을 보내드릴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어요.
절대로 당신을 보내 드리지 못하오리
가슴 아플까봐
눈물을 보이기 어려워
참다 참다
머리 감을 때 눈물이 물되어
머리를 헹구오리다.
이제 병을 다 이겨내고
다시 만나오리다
가슴속 한은 푸는 길은
오직 한가지 당신이 낫는 길밖에 없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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