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사라졌다.
모두 하얗게 사방이 흰색이다.
함박눈이 온종일 솓아지는데
정말 가관이다.
산에 올라갈라고 걸어가는데
발자국 하나 없다.
내가 이 길을 개척해야한다.
푸우 푹 빠지면서
엉거주춤 발이 빠져서
한발 빼고 한발 들어가고
나랑 같이 가는 이는
뽀드득 뽀드득..
내 뒤 누가 따라오나
뒤 돌아봐도 아무도 없네
눈속에 마을이 누워있네
자동차도 수북하게 눈을 이고 있네
세상이 눈 천지
눈길을 허우적돼며
겨울산 올라가네
눈에 발이 묶여
하염없이 함박눈이 머리에 수북
아무도 걸어가지 않은 길
끙끙대며 걸어가네
내 발자국을 남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