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낙조대 찾아
월명암까지 왔건만
반겨주질 못할망정
내쫓지나 말아야지
내소사에서 직소폭포를 지나서
개울건너 산 넘어서
바위를 넘어서
돌팍길을 넘어서
깊은 산 능선을 넘어서
인생을 걸고 네시간동안이나 걸어왔건만....
기진맥진해 쓰러질 직전인데...
월명암스님이 다자고짜로
당장 내려가라고..
여기서 숙박은 안된다고 호통을 치대는데....
아무리 사정해도 소용없어..
날저물어서 아랫마을까지 못내려간다고 해도...
천둥치는 목소리로 우리를 밀어내는데...
그만 산아래로 퇴각할 수밖에....
산은 금방 저물지 해는 저만큼서 달아나지
올라가는 길보다 내려가는 길은 두배의 가속도가 붙어서
다리아픈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내려왔었다.
지그재그 산길 돌아서 돌아서 달리기시합이 시작되었다.
걸음아 날 살려라 산길에서 큰 길까지 내려오는데 십년감수했다.
가슴 콩당거린 자취를 찾고자 오늘 월명암을 올라갔다.
대웅전의 하얀 꽃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멀고 먼 그 옛날 철모르던 젊은 시절
그 발자국을 찾아서 오늘 산길을 오른다.
감나무많던 암자 수학여행와서 몰래 감을 땄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월명암 절마루에서 뒤엉켜서 잠을 자고
월명암 낙조대에 올라가서 서해바다를 바라본 일
까마득한 초등시절 추억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