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만 돌아오면
꼬마인형은 들떠서 싱글벙글
하루 이틀 사흘 손꼽아 기다리면서
책가방을 메고 학교에 다녔다.
책가방에 약과며 방울엿이며
잔뜩 싸갖고 가서
쉬는 시간에 단짝하고 같이 먹었다.
설빙음식을 한달전부터 준비하는 마을엔
굴뚝에서 하루종일 연기가 바람에 흩날리며
겨울 하늘을 훈훈하게 녹여주었다.
설날 전날 학교에서 빨리 끝나기만
고대고대 기다리다가
단쑴에 집으로 달음박질쳤다.
밤마다 동네 아줌미들이 모여서 굵은 엿다발을 영차영차
베짜기하듯 엿가락 대여섯줄로 가늘게 늘여뺐다.
검은 엿이 하얀 엿으로 변신하면
꼬마인형의 소망은 더 커져가기만 했다.
친구,형 누나,등과 같이 그룹을 이루어서
집집마다 방문하면서 어른들께 세배를 드렸다.
조청에 흰떡을 찍어먹고
약과,유과,강정을 먹었다.
꼬마인형은 하루가 바쁘게 세배를 드리러 다녔다.
덕담만 많이 받다 보니 항상 행복하고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