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이 내린 날

목이 긴 사슴 2021. 12. 1. 15:17

솜털이 하늘에서 공중분해돼서 

제맘대로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곡예사로 변신한다.

수많은 눈꽃송이 어디로 가나?

쉬지않고 하루종일 쏟아지는 눈꽃송이에

그만 모든 길이 막히고 인적조차 드문 산길

하늘길도 막히고 소통길도 막혀 방콕신세

창가에 내리는 눈은 나한테 반가운 겨울손님

낭만에 빠져 추억을 되씹으며 소녀시절로 빠져든다.

길도 하얗고 논과 밭도 하얗고 고랑도 하얗지

 고랑에 빠지지않을려고 이리저리 발을 딛어보고

  헛짚어보다가 고랑에 빠져 흠뻑 적시는 발의 감촉

그땐 추운 줄도 모르고 바지가랑이가 젖어도 눈길을 마냥 걸었지

집에 도착하면 바지가랑이는 얼음으로 얼어서 딱딱한 고드름

눈이 덮인 산에서 꿩몰이한다고 신나게 산을 달리며 꿩을 쫓았지 

처마밑에선 참새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장난꾸러기들은 참새를 잡거나 알을 꺼내기도 하지

발이 푸욱 빠지는 눈길 얼굴엔 칼바람이 불어도 끄떡않고 집으로 향했지

솔나무에 눈이 쌓이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추위를 견뎌내겠지 

세상이 하얗게 눈으로 뒤덮이면 허물을 벗으려는 고뇌로 참회를 하겠지

힘든 시련은 이겨내고 새봄을 맞이할려고 에너지를 충전하겠지

고난을 이겨내고 인고의 삶을 살아오며 눈을 맞이하는 오늘

한해를 보낸다는 아쉬움만 남기지 말고 인생을 멋있게 엮어볼 생각이나 하게나

하염없이 내리는 눈이여 임이 보고파서 여기까지 내려왔니?

보고 싶은 사람아! 이땅 어디에서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그것으로 족해,

하얗게 내리는 저 눈한테 잘 있다고 편지를 쓰려므나!

하늘에 계신 임이시여!

 당신이 보고파서 눈만 멍하니 바라보며 아픔을 달랩니다. 
출처: https://choijam3.tistory.com/290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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