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이렇게 쏟아지기는
난생 처음이야
북쪽에서 폭설이 내려
티비 화면에 나온 걸 보고
껄껄껄..
아차 우리가 죄를 지었나
바로 어저께 일인데
폭설이 남으로 내려와서
자동차고 비닐하우스고
소나무위에 눈꽃을 피우고
사방 천지가 하얀 세상이다.
논과 도로가 하얗게 변해
논 구덩이에 푸욱 빠지기도 하고
부츠가 움푹 패인 데에 걸려
큰대자로 아예 누워버렸다.
함박눈이 계속 쏟아지는데
눈은 한겹 두겹 세겹 네 겹..
세상은 눈속에 파묻혀
옴싹달싹 못하고
꼬마들만 듬성듬성 나와서
눈사람 만드느냐
눈덩이를 굴리고 있다
인적도 드문 길에
발자국 없는하얀 길에
내 흔적을 남기며
하염없이 쏟아지는 함박눈을 맞으며
겨울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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