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돌아가는 소리

세상에 애기울음만 듣고 살았지

자나깨나 울음소리에

깜작 놀라서

울리지 않을려고 여간

힘을 쏟아부은 적이 없지 않았지

 

세상에 노랫소리만 듣고 살았지

자나깨나 노랫소리에

흥얼거리며

힘들어도

날마다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지.

 

세상에 자식들 뒷바라지 하느냐

내 안의 소리를 못들었지

밥 주세요.

저것 사주세요.

주문사항이 줄줄이

엄청나게 많은 일들

용량이 작아서 빨리 일을 하지 못하네

 

세상에 부모님   말씀만 듣고 살았지

부모님 이야깃소리 듣지 못한 적이

어지간히 많이 됐지

부모님 한마다 말이라도 들으면

세상 모든 것이 부러울 것이 없었지

가슴 언저리에선 장수하실거라고

굳게 굳게 믿고 있었지 

 

어느날 세상 돌아가는 소리에

퍼뜩 잠에서 깨어나 보니

저만큼 세상살이 에 서

멀찌감찌 벗어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