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가을이야기

가을이 끝나가는 자락에

목이 긴 사슴 2011. 11. 19. 11:37

가을만 되면 상사병을 앓아야 했다.

나믓잎만 떨어져도

눈물이 뚜우뚝 떨어지고

나잇살만 많아지는데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살갗은 건조해져 가렵고

환절기 알레르기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앞에만 보고 다니다 보니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

어른이 되어 제각각 삶을 살아가느냐

자주 찾아뵙지 못했다.

저으기 머얼리 어머님이 떠나간 뒤에사

그때사 잘할 걸 후회막심했다.

가슴이 저려오고 아퍼올 때마다

내 자존심은 한꺼풀씩 벗겨져

천근같은 가슴속은 홀가분해졌다.

아마 지금까지 위만 바라보고 살아왔나보다.

아래도 바라보면서 살아가야지

고개도 숙이면서 살아가야 할 때가 있단다.

저으기 머얼리 꿈속만 헤매지 말고

이젠 가까이에서 행복을 찾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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