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가지 가녀린 몸에
봄바람이 사알랑
고즈넉한 내장사 단풍나무길
열정을 불태우며 제 몸도 불길속에
뛰어든 때가 엊그제같은데
오늘은 파아란 하늘아래서 날갯죽지를 펴고
씨앗을 심고 농사를 짓는 농사꾼이 된다.
헹하니 서 있는 참나무
대바람소리에 정신이 퍼ㅡ뜩
울퉁불퉁 내 몸도 이젠 기지개를 한 번 펴보자꾸나!
제자리에서 한눈팔지않고 수십년 정절을 지켜왔는데..
딱따구리가 부리로 내 몸을 쪼아대니
가슴에 멍이들고 성한 데가 하나도 없구나!
숲속의 아침은 대장장이의 손놀림에 정신없이 바쁘다.
망치로 나무를 쪼는 소리
큰톱으로 나무를 드르락 드르락
숲속의 대장간은 새들이 놀러와서 쉬었다 가는 곳
나도 오늘 따스한 봄바람에 대장간에서 한번 놀아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