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낙엽이 우수수 바람에 날리네
산길에 수북 쌓여 돗자리를 펴서
등산객발걸음 가볍게 하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발길에 채이는 도토리 수십개들
우당당탕 토옥 톡
도토리 수직으로 하강하네
내 발자국을 남기며 보리암으로 올라가네
내 뒤에는 아무도 없는데 부스럭소리
나뭇잎들 둥둥 떠다니다가 털석 주저앉네
이젠 누군가를 위해서 거름으로 남을거야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짓밟아도 아프지 않아요
내 몸이 가루가 되어도 나에겐 꿈이 있어요
새봄이 되면 새싹으로 파릇파릇 돋아날 거예요
나무데크길 구석진 곳에서 우린 겨울여행길에 설레고 있어요
절벽위에 외로이 세워진 보리암을 볼 때마다 우린 희망을 잃지 않아요
경사길 큰 바위를 헤집고서 독경소리 들으며 올라가요
세상과 멀리 떨어진 추월산에서 뭔가 찾고 싶어요
가슴 속 아픈 사연들을 털어내고 싶어요
데크길 쉼터에서 이젠 뒤를 돌아다보아요
강천산을 뒤로 담양호의 산수화가 펼쳐져요
하룡베이에 왔나 착각이 드네요
마음속에 찰각 사진을 찍어놓고
놀라운 광경에 가슴을 어루만지고 있어요
고갯길을 넘고 넘어서 계단길을 넘고 넘어서
ㅡ드디어 보리암 도착
담양호와 추월산 정경이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요
마당은 담장이 쳐져있어요 바로 아래 무시무시한 절벽이어요
도토리가 우두둑 떨어져 나무계단에 뒹굴어다녀요
한 계단 두계단 내려갈 때
도토리가 우박처럼 세게 내 등위로 떨어져요
참나무위에서 지금 도토리가 미지의 세게로 여행을 떠나나봐요
출처: https://choijam.tistory.com/entry/추월산-보리암가는-길 [낙엽에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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